[차장 칼럼] 5호선 연장, 더 미룰 순 없다

입력 2024-01-31 18:00   수정 2024-02-01 10:11

‘김포 골병라인’. 혼잡도가 극에 달해 웃지 못할 별명이 붙은 김포 도시철도(김포 골드라인) 얘기다. ‘출퇴근 지옥철’이란 말까지 나오는 김포 골드라인 문제를 해결할 실질적 대안은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뿐이라는 목소리가 수년째 이어져 왔다. 하지만 김포시와 인천시, 두 지방자치단체가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그동안 사업은 진척이 없었다.

정부도 지자체 간 갈등을 속 시원히 풀어낼 이렇다 할 해결책을 내놓지는 못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해 말 취임 후 첫 현장 행보에 나선 곳도 김포였지만 “버스 추가 투입 등 승객 분산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원론적인 얘기밖에는 꺼내놓을 수 없었다. 그러다 최근 국토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는 서울지하철 5호선 검단·김포 연장 사업 조정안을 내놨다. 연장 노선 총 10개 정거장 가운데 7개를 김포에, 나머지 3개는 인천(2개)과 서울(1개)에 설치하는 방안이었다.
지자체 간 갈등에 시민만 피해
정부 중재안이 나오자 두 지자체 간 반응은 크게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검단신도시 우회 역 4곳을 요구해 온 인천시는 2곳으로 축소되자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김포시는 요구 사항이 모두 반영되지 않았지만 일단 ‘수용’한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5호선 연장 사업의 빠른 추진을 촉구했다. 인천과 김포 경계에 예정됐던 역이 인천 불로동이 아니라 김포 감정동으로 옮겨진 점 등에 내심 만족하는 분위기다.

정부는 이번 결정의 원칙은 이동 수요와 환승 체계, 경제성 등 객관적 지표라고 강조했다. 정거장 입지는 이동 수요가 많은 곳 위주로 설정했다는 설명이다.

5호선 연장 사업은 김포 골드라인과 공항철도 혼잡 완화안으로 2017년부터 논의돼 온 사안이다. 김포 한강신도시와 김포공항역을 잇는 김포 골드라인은 출퇴근 시간(오전 7시50분~8시10분) 혼잡도가 최고 289%에 달한다. 매일 정원의 2~3배가 넘는 사람이 전동차에 몸을 욱여넣고 있다. 좁디좁은 공간에 발을 디딘 채 실신하거나 탈진하는 김포 시민의 지옥철 체험기는 전국적으로 화제가 된 지 오래다. 검단신도시를 통과해 서울로 이어지는 공항철도 역시 출퇴근 혼잡도가 150%를 넘는다.
양보 통해 신도시 교통난 풀어야
정부는 최근 ‘교통 분야 3대 혁신 전략’을 발표하면서 최우선 과제로 김포 골드라인 혼잡도 완화 대책을 내놨다. 오는 3월부터 6월까지 순차적으로 출근 시간대(오전 6~8시) 김포와 서울을 잇는 광역버스를 현재 80회에서 120회 이상으로 늘리고, 노선 다양화도 추진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근본적 대안은 5호선 연장 사업의 신속한 추진밖에 없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정부는 이번 중재안 발표에 이어 주민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5월께 ‘제4차 광역교통시행계획’에 5호선 김포·검단 연장 사업을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대 관건은 인천시의 반발을 어느 정도 무마할 수 있을지 여부다. 5호선 연장 사업은 예정대로 추진되더라도 앞으로 9년 뒤인 2033년께나 운행을 시작할 수 있을 전망이다. 모두가 만족할 수는 없겠지만 이제는 결론을 도출해야 한다. ‘지옥철’ 오명이 붙은 2기 신도시 교통난 해결을 더는 미룰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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